v 11월의 소슬한 바람이 길을 떠나라고 유혹했어요. 보닛에 쌓인 낙엽을 걷어내고 시동을 걸었죠. 돌아올 시간도, 정처도 정해 두지 않았어요. 그저 남하(南下) 중인 단풍의 꽁무니를 따라가야겠다는 생각 뿐. 그러나 단풍의 꽁무니를 따라붙기도 전, 앞차 꽁무니에 붙어 서고 멈추고 서고 멈추기를 반복해야 했어요. 그래서 케이크의 란 노래가 떠올랐죠.우린 길게 늘어선 차량의 뒤를 따라가고 있어.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라며. 모두 이 길에서 빠져나가고 싶어 하지만 이 길은 끝이 없어. 구부러진 길 위를 돌아 제자리로 올 뿐 - 롱 라인 오브 카, 롱 라인 오브 카, 롱 라인 오브 카...그 후렴구를 백만 번은 반복하고서야 서해안고속도로에 진입했어요. 그러나 앞서거니 뒤서거니, 맹렬한 속도로 추월하는 차량들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