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삐노가 눈을 떴다. 그때 삐노는 알몸이었고, 바벨탑의 꼭대기였다.

삐노는 자리에서 일어나 자신이 눈을 뜬 공간의 가장자리를 향해 걸었다. 테라스로 나가 상하좌우를 둘러보았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허무의 구름바다. 끝없이 아래로 이어지는 테라스들. 구름층에 가려 어느 지점부터 더 아래쪽은 보이지 않았다. 삐노는 방 한 가운데 원형 계단을 따라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곳은 음식으로 가득한 공간이었다. 진열대를 따라 가득 들어차 있는 물, 쌀, 배추, 시금치, 상추, 양파, 달걀, 토마토, 사과, 포도, 수박, 바나나, 두리안, 자두, 빵, 고기.......삐노는 바벨탑에서 최초의 만찬을 즐겼다. 배가 부르자, 졸음이 쏟아졌다. 이 방은 위층보다 춥구나! 바벨탑의 꼭대기로 되올라온 삐노는 알몸으로 잠들었다. 꼭대기 방의 공기는 삐노의 체온처럼 따스했다.

다음날 삐노는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은 책으로 가득한 도서관이었다.

세상의 모든 책들이 소장되어 있었다, 과거와 현재 뿐만 아니라 미래의 책들까지. (미래에 출간될 책의 페이지를 펼치면 익지 않은 과일처럼 텅 빈 페이지를 드러내고 있다가 시간의 흐름에 따라 개미가 줄지어 가는 것 같은 무늬가 생기면서 또렷한 활자로 변한다. 한 권의 책이 완전히 익는 데 걸리는 시간은 작가가 책을 집필하는 시간과 동일하다. 어떤 책은 단 하루 만에 익기도 하고, 어떤 책은 다 익는 데 10년이 걸리기도 한다) 삐노는 책 속의 문자(文字)를 해독할 수 없었으므로 책 속에 들어있는 그림이나 사진만 들여다보며 하루를 보냈다. 태양이 구름층 아래로 사라지자 방이 어두워졌고, 기온이 떨어졌다. 삐노는 바벨탑의 꼭대기로 돌아와 잠들었다.

다음날 삐노는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은 영상으로 가득한 영화관이었다.

세상의 모든 영화들이 상영되고 있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영화들까지. 소년이 한자리에 머무르는 동안 눈앞에 한 편의 영화가 상영되고, 자리를 옮기면 또 다른 영화가 상영되었다. 삐노는 자신이 움직이는 방향에 따라 각각 다른 장르의 영화가 상영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9시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면 SF 영화를 볼 수 있었고, 12시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면 호러 영화를 볼 수 있었고, 3시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면 코미디 영화를 볼 수 있었다. 삐노는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어떤 문자도 읽을 수 없었지만 영화 속의 모든 대사를 알아들을 수 있었다. 어떤 영화에서는 "아이 러브 유"라 발음했고, 어떤 영화에서는 “커이 학 짜오”라고 발음했고, 어떤 영화에서는 “머 띠미라이 마야 걸추”라고 발음했고, 어떤 영화에서는 "쥬떼므"라고 발음했고, 어떤 영화에서는 "이히 리베 디히"라고 발음했고, 어떤 영화에서는 "아이 씨데루"라고 발음했고, 어떤 영화에서는 "워 아이 니"라고 발음했지만 소년에게 그 모든 소리들은 한결같이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는 의미로 들렸다. 태양이 구름층 아래로 떨어지자 방은 어두워졌고, 기온은 내려갔다. 삐노는 바벨탑의 꼭대기로 돌아와 잠들었다.

다음날 삐노는 한층 더 아래로 내려갔다. 그곳은 음악으로 가득한 감상실이었다.

세상의 모든 음악들이 연주되고 있었다. 과거, 현재, 미래의 음악들까지. 이미 만들어진 음악과 앞으로 만들어질 음악들이. 소년이 한 자리에 머무르는 동안 사방에서 음악이 흘러나오고, 한 앨범의 수록곡이 모두 연주되고 나면 반복되었다. 그리고 한 걸음만 옮기면 다른 앨범이 흘러나왔다. 삐노는 자신이 머무르는 자리에서 한 걸음만 옮기면 전혀 다른 장르의 음악이 연주된다는 것을 <영상의 방>에서의 경험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9시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면 클래식을 들을 수 있었고, 12시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면 록큰롤을 들을 수 있었고, 3시 방향으로 한 걸음 옮기면 재즈를 들을 수 있었다. 한 자리에 누워 비틀즈의 <루버 소울>앨범을 듣던 소년이 3시 방향으로 구르자,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가 흘러나왔다. 그 곡을 다 들은 후, 9시 방향으로 한 걸음만큼 몸을 굴렸다. 베토벤의 <운명>이 문을 두드렸다. 삐노는 음악을 들으며 하루를 보냈다. 태양이 구름층 아래로 사라지자 방이 어두워졌고, 기온이 내려갔다. 삐노는 바벨탑의 꼭대기 방으로 돌아와 잠들었다.

삐노는 매일 매일 한층, 한층, 더 아래층으로 내려갔다,반나절이 걸리는 층까지.

그곳은 지도로 가득한 방이었다. 세상의 모든 지도들이 쌓여 있었다. 과거, 현재, 마래의 지도들이. 이미 만들어진 지도와 앞으로 만들어질 지도들이. 삐노는 지도를 한 장, 한 장 펼쳐보다가 무료해지자 발코니로 나갔다. 그곳에서 바라본 풍경은 바벨탑의 꼭대기층에서 본 모습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빈 하늘, 끝없는 발코니, 흰 구름. 천상천하 오직 존재하는 것은 바벨탑이었다. 바벨탑 꼭대기층에서 아래층으로 내려오는 건 쉬웠지만 다시 올라갈 때는 너무 힘들고 추웠다. 삐노는 더 이상 아래층으로 내려가는 것을 포기했다. 어떤 시간엔 그림을 보고, 어떤 시간엔 영화를 감상하고, 어떤 시간엔 음악을 들으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이 따로 있지 않은 날들이었다, 한 여자가 나타나기 전까지는.

삐노가 눈을 떴을 때, 자신의 눈앞에 지금껏 보지 못한 낯선 물체가 서 있었다.

투명한 직육면체 기둥처럼보이는 물체 -모노리스 Monolith - 앞에 한 여자가 의식을 잃은 채 쓰러져 있었다. 삐노는 아래층에서 신선한 물을 담아와 여자의 입안으로 흘려 넣었다. 그녀가 온전히 정신을 차리는 데는 꼬박 하루가 걸렸다. 의식을 되찾은 여자는 삐노에게 자신이 투명 엘리베이터를 타고 지상에서 왔다고 설명했다. 이제 삐노는 지금껏 영화나 그림책에서 보았던 세상이 실재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여자가 말했다.

- 난 고층 빌딩의 레스토랑에서 일했어. 스카이라운지라고 하는 곳이야. 낮에 손님이 없을 땐 창가에 앉아 바깥 풍경을 쳐다보곤 했어. 근데 어느 날 이상한 건물이 눈에 들어왔어. 하루 내내 지켜보아도 아무도 그 건물로 들어가지 않고, 아무도 그 건물에서 나오지 않는 거야. 매일 그 건물을 지켜봤지. 일주일이 지나도록 그 건물을 드나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어. 그런데도 밤이 되면 불이 켜지고, 낮이 되면 불이 꺼졌지. 난 너무 궁금해서 직접 그 건물을 찾아가기로 했어. 퇴근을 하고 그 건물 앞으로 갔어. 겉으로 보기엔 다른 건물과 달라 보이지 않았어. 번화가 한 가운데 너무 평범한 건물이었으니까. 당장이라도 양복을 입은 사람이 서류봉투나 가방을 들고 나올 것만 같았어.

회전문을 돌아 들어섰어. 건물 안에는 사람도, 계단도, 방도 없고, 로비엔 엘리베이터 하나만 있었어. 엘리베이터는 1층에서 멈춰져 있었고. 난 OPEN 버튼을 눌렀어. 소리 없이 문이 천천히 열리고 그냥 평범한 엘리베이터 같았는데 층수 버튼도 없고 CLOSE 버튼 밖에 없었어. 그래서 난 그 버튼을 눌렀을 뿐인데.....엘리베이터가 유리처럼 투명해지는가 싶더니 엄청난 속도로 솟아올랐어. 어떤 흔들림도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어. 그저 내 발 아래로 차도가 보이는가 싶었는데 도시가, 산이, 바다가 너무 빨리 멀어지고 있었어. 난 마치 유리로 된 로켓 안에 들어있는 것만 같았어. 이대로 우주 밖으로 튀어나가 버리는 건 아닐까? 그런 걱정을 하는 사이 어두워졌다가 밝아지고, 어두웠다가 밝아지고.....그리곤 모르겠어. 난 의식을 완전히 잃었으니까. 그리고 도착한 곳이 여기야. 근데 넌 이름이 뭐니?

- 난....이름이 없어. 내 이름을 부를 사람이 없으니까. 근데 네 이름은 뭐니?

- 내 이름은 마리안느.

- 마리안느.....나를 아래 세상으로 데려가 줄래?

- 그건 안 돼!

마리안느는 지상에서의 삶은 너무나 고달프고 힘들다고 말했다.

지상엔 악한들과 범죄로 가득하며, 지상으로 내려가는 즉시 악한들이 삐노와 자신을 당장 죽여 버릴 것이라며 몸을 떨었다. 마리안느는 삐노가 결코 지상으로 내려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자신이 지상에서 보거나 겪었던 수많은 악행들 - 강도, 강간, 절도, 유괴, 살인, 성추행, 폭행, 사기, 배신 등등 - 과 악한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바벨탑에서 삐노와 마리안느는 함께 지냈다. 물과 음식은 아무리 먹어도 다시 채워졌고, 함께 영화를 보고, 함께 음악을 듣고, 삐노는 마리안느에게서 글을 읽는 법을 배웠다. 이제 삐노는 책을 읽을 수 있게 된 것이다. 그것은 마리안느가 저지른 가장 큰 실수였다. 삐노는 바벨탑의 도서관에서 책들을 통해 지상의 지식을 익히기 시작했다. 삐노는 마리안느가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서 ‘참’과 ‘거짓’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지상엔 악한들과 범죄로 가득하다는 마리안느의 이야기가 실은 그녀의 힘겨웠던 삶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되었다. 지상엔 다양한 나라와 도시가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다양한 삶과 생각이 있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삐노의 호기심은 강렬해져 갔다. 보고 싶다, 저 아래 세상이.

삐노는 여자의 벗은 몸을 처음 보게 되었다.

마리안느는 두 사람 외엔 아무도 없는 바벨탑에서 더 이상 옷을 입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여기기 시작했다. 봉긋한 가슴, 가느다란 허리, 통통한 엉덩이 - 나체의 아름다운 곡선들을 바라보며 삐노는 야릇한 기분에 휩싸였다. 그건 뽀나가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했던 감정이었다. 그날 태양이 구름 아래로 사라지고 두 사람은 처음으로 사랑을 나눴다. 새벽, 삐노는 잠이 깼다. 마리안느는 사랑 후의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삐노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고, 마침내 결심했다. 마리안느가 잠에서 깨지 않도록 살며시 일어나 살금살금 투명 엘리베이터 -모노리스 - 앞에 섰다. 버튼을 눌렀다. OPEN. 문이 열리고 안쪽 벽에는 마리안느가 말했던 대로 CLOSE 라고 적힌 단 하나의 버튼이 있었다......삐노는 그 버튼을 눌렀다. 톡

삐노가 눈을 떴다. 그때 삐노는 알몸이었다. 자신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었다. 대낮처럼 환한 빛이 쏟아지고, 누군가 자신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삐노는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하고 소리를 질렀다. 응애애애애애애애~~~~~~~ 그 소리를 지름과 동시에 바벨탑에서의 모든 기억들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2.

삐노는 지상에서 36년을 살았다.

R이란 이름이 생겼고, 가족이 생겼고, 친구가 생겼고, 일을 했고, 돈을 벌었다. 문득 문득 자신이 바벨탑에서 내려왔다는 아련한 기억이 꿈결처럼 떠오르기도 했다. 그럴 때마다 그건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삐노가 오랫동안 잊고 지냈던 바벨탑에 대한 기억을 다시 떠올린 것은 파키스탄의 <투어리스트 캠프>에서였다. 히피 할아버지와 함께 마리화나를 피우던 삐노는 모든 감각을 기억에 집중했고,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자신이 아기 때 머리맡에서 오뚜기가 땡그랑거리던 소리에 닿았다. 하아! 세상에 20년이 넘게 잊고 지냈던 소리를 기억해 내다니! 감탄을 하는 순간 갑자기 기억의 우물 바닥이 ‘뻥’ 뚫렸고 바벨탑과 소녀와 투명 엘리베이터에 대한 기억에 ‘텅’ 하고 부딪혔다. 그랬었구나!

삐노는 여행자가 되어 길과 도시와 거리를 방랑했다. 마리안느가 일찍이 들려줬던 바벨탑을 찾아서


아니, 바벨탑으로 이어지는 엘리베이터를 찾아서 지상을 떠돌았다. 어느 나라, 어느 도시, 어느 거리에 바벨탑으로 통하는 문이 있는지 알 수 없었지만 반드시 바벨탑으로 다시 돌아갈 수 있으리라고 확신했다. 바벨탑에서 내려온 지 36년이 되던 해, 드디어 삐노는 그 문을 발견했다. 어린 시절부터 늘 서른 여섯 살이 되면 자신의 삶이 바뀌게 되리라고 여겼던 알 수 없는 예감이 실현되는 순간이었다. 바벨탑은 마리안느가 얘기했던 대로 도시의 번화가 한가운데 있었다. “너무나 평범해서 하루 종일 아무도 들어가지 않고, 아무도 나오지 않아도 이상스레 여기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문”. 삐노는 그 문을 찾아 지상의 수많은 나라와 도시와 길들을 떠돌았지만 그 문은 바로 삐노가 늘 오가던 도시에 있었다.

삐노는 바벨탑으로 곧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바벨탑의 도서관에서 보았던 책, 설익은 과일처럼 텅 빈 페이지만 있고 활자들이 익지 않은 채로 남아있던 책들 중에 자신의 이름, R이 저자인 책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해냈다. 어쩌면 그 책들을 씀으로써 <바벨탑의 도서관>을 완성하는 것이 자신이 지상에 내려온 이유일는지도 모른다고 짐작했다. 삐노는 차례차례 세 권의 책을 세상에 내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책의 원고를 출판사에 넘겼다. 이제 자신이 해야 할 일을 모두 마친 삐노는 가족, 친구, 지인들에게 ‘먼 곳’으로 ‘긴 여행’을 떠날 것이라고 말했다. 삐노는 지상에서 만나고, 사랑하고, 마음을 나눴던 모든 이들에게 굿 바이! 작별의 인사를 남겼다. 기억 속의 마리안느를 닮은 계절, 봄이 다시 찾아온 4월 어느 날, 삐노는 바벨탑으로 연결되는 건물 앞에 섰다. 삐노의 어깨엔 검은 가방 하나가 있었고 회전문을 돌아 건물로 들어섰다. 사람도, 계단도, 방도 없는 빈 공간.

투명모노리스 - 하나의 엘리베이터가 1층에서 멈춰져 있었다.

OPEN. 버튼을 눌렀다. 문이 열리고, 삐노는 엘리베이터 안으로 들어가 지상에서 익힌 습관대로 층수가 붙어있을 위치를 찾았다. 그 자리엔 한 개의 버튼만이 있을 뿐이었다. 버튼을 눌렀다. CLOSE. 벽과 천정과 바닥이 수정처럼 투명해지는가 싶더니 엘리베이터는 엄청난 속도로 상승했다. 지상의 건물들이, 도시와 산과 바다가 너무나 빨리 멀어지고 있었다. 삐노가 크리스탈 모노리스에 올라탄 자 7일이 지난 후, 투명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스르르.

삐노가 눈을 떴다. 바벨탑의 꼭대기였다.

삐노가 그날 바벨탑을 떠났던 그날, 그 모습 그대로 마리안느는 잠에 빠져 있었다. 마치 지난 새벽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갔다가 하루만에 되돌아온 것만 같았다. 삐노는 잠든 마리안느의 얼굴을 내려다보았다. 그리고 뭔가 자신이 해야할 일이 떠오른듯 검은 가방을 열었다. 노트북이 들어 있었다. 전원 버튼을 눌렀다. ON. 인공위성을 통해 무선 네트워크가 연결되었다는 메시지가 떴다. 삐노는 지상에서 자신이 겪었던 삶을 마리안느에게 들려주기 위해 웹사이트를 만들었다.

밤이면 삐노가 그립다

삐노는 마리안느가 불러줄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삐노라고지었다. 삐노는 자신이 바벨탑에서 모노리스를 타고 지상으로 내려갈 때의 모습과가장 가까운 사진을 메인사진으로 등록했다. 이어서 삐노는 적었다. <니체란 친구의 말대로 영원회귀라는 것이 존재한다면 지금 나는 영원히 반복될 문장을 적고 있는 것이다. 하여 앞으로 내가 적을 모든 문장은 영원한 문장이다> 소개말을 다 적은 삐노는 가만히 눈을 감았다. 삐노의 머릿 속에서 슬라이드 영상처럼 자신이 지상에서 사랑했던 사람들, 보았던 영화, 들었던 음악, 읽었던 책, 만났던 길들이 빠른 속도로 넘어가기 시작했다. 삐노가 키보드에 두 손을 얹었다. 첫 문장을 적었다.

굿 바이 !


'바벨탑에서 생긴 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벨탑에서 생긴 일 - 프롤로그  (19) 2010.04.30
[1] 에필로그  (19) 2004.07.30
by 삐노 2010.04.30 18:44